올림픽은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인간이 한계를 넘는 순간의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올림픽은 메달의 색보다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래 기억된다.
은빛 얼음 위에 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그 순간, 모든 감정이 고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차준환의 세 번째 올림픽은 그렇게 조용히 숨을 골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수많은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차준환은 ‘광인을 위한 발라드’ 선율에 몸을 실었다.
첫 쿼드러플 살코는 완벽했다.
박수가 터졌고, 희망이 함께 솟구쳤다.
하지만 이어진 점프에서 그는 크게 넘어졌다.
얼음 위에 남은 흔적처럼, 순간의 실수는 너무도 선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곧바로 일어나 다시 흐름을 되찾았고, 고난도의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실수 하나가 모든 것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듯, 그의 몸은 오히려 더 단단해 보였다.
후반부에서도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스핀과 코레오시퀀스로 무대를 아름답게 완성했다.
결과는 4위.
메달과는 불과 1점도 되지 않는 차이였다.
금메달 경쟁을 펼친 미카일 샤이도로프, 가기야마 유마, 사토 순의 이름 뒤에 그의 점수가 놓였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일리야 말리닌이 압박에 무너진 모습을 보며,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무게는 더욱 실감 났다.
그러나 숫자가 말해주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
15위에서 5위로, 그리고 다시 4위로 올라선 여정. 매 올림픽마다 자신을 넘어선 선수는 차준환뿐이었다.
그는 메달을 얻지는 못했지만, 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계속해서 새로 쓰고 있었다.
빙판 위에 앉아 있던 그 짧은 침묵은 실패의 순간이 아니라,
한 인간이 모든 것을 쏟아낸 뒤 맞이한 깊은 호흡처럼 보였다.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났고, 흔들렸지만 끝까지 아름다웠다.
어쩌면 인생도 이와 닮아 있다.
완벽한 하루보다, 다시 일어서는 하루가 우리를 앞으로 데려간다는 것.
차준환의 4위는 순위표의 숫자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성장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 무대에서 그와 같은 연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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