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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osity/science

하늘은 왜 파랄까, 저녁노을은 왜 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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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침 출근길,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오늘은 유난히 맑고 파랗다.

왜 하늘은 파란 걸까?
너무 익숙해서 그동안 궁금해하지 않았다.

언제나 당연히 파란 줄 알았고,

저녁이면 자연스럽게 붉게 물들어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러하듯, 그 안에는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 마음을 알기 어려운 것처럼 세상엔 모르는 일들이 참 많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적어도 과학 같은 것들은.
지금은 궁금하면 곧바로 찾아볼 수 있는 시대라 좋다.

그래서 나도 조금씩 알아가 보기로 했다.

햇빛은 그냥 보면 하얗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무지개를 떠올려보자.

빨주노초파남보, 그 모든 색이 햇빛 속에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색들은 저마다 파장이 다르다.

파장이란 빛의 물결 길이 같은 것이다.

파란색이나 보라색은 파장이 짧고, 빨간색은 파장이 길다.

이 파장의 차이가 하늘의 색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다.

햇빛이 지구의 대기를 통과할 때, 공기 중의 작은 분자들과 부딪히면서 빛은 사방으로 퍼진다.

이걸 ‘산란’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모든 색의 빛이 똑같이 퍼지는 건 아니다.

짧은 파장을 가진 파란빛이 유독 잘 퍼진다.

마치 가벼운 종이비행기가 바람에 쉽게 흩어지듯,

파란빛은 대기 중에서 더 많이, 더 넓게 퍼진다.

그래서 우리 눈에는 사방에 퍼진 파란빛이 더 많이 들어오고,

하늘이 파랗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보라빛도 사실 많이 산란되지만,

사람의 눈은 파란빛에 더 민감하고,

보라빛은 일부가 자외선 영역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결국 파란색이 하늘을 채우게 된다.

붉은 노을

하지만 이 풍경은 해 질 무렵이 되면 또 달라진다.
태양이 수평선 가까이 내려오면,

햇빛은 훨씬 긴 거리를 대기를 통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파란빛은 대부분 산란되어 사라지고,

남는 건 파장이 긴 빨강과 주황빛이다.

그것들이 대기를 통과해 우리 눈에 들어오면, 하늘은 붉게 물든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파란빛은 약하고 잘 퍼져서 흩어지고,

빨간빛은 강하고 멀리까지 가서 남는다.

저녁에는 태양빛이 낮보다 훨씬 먼 길을 돌아 지구에 도달하기 때문에,

강하고 멀리까지 갈수있는 강한 빛만이 살아남아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런 게 궁금하지도 않았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따금 붉은 노을에 노란빛, 보랏빛이 더해져 온 하늘을 수채화처럼 물들이는 걸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 색들은 먼지나 수증기, 대기의 작은 입자들이 붉은빛을 더 퍼뜨려 주기 때문에 더욱 선명하고 극적이다.
그래서 해 질 무렵이면, 하늘은 하루 중 가장 극적인 색을 선사한다.

하늘은 하루에도 몇 번씩 색이 바뀐다.
그리고 그 안에는 빛과 대기, 자연의 물리 법칙이 만들어낸 완벽한 조화가 담겨 있다.
그냥 파란 줄만 알았던 하늘,

붉게 타는 줄만 알았던 노을이 훨씬 더 깊고 놀라운 이야기로 다가온다.

다음에 하늘을 올려다볼 땐,

그 색이 왜 그런지 한 번쯤 떠올려보자.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 너머에도 이야기와 원리가 있고, 신비로움이 숨어 있다.
그렇게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진다.

어쩌면 원래부터 특별했던 걸,

이제야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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