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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결이 찰랑찰랑 거리는 줄도 몰랐다. 용건이 있으면 이름을 불렀어서 성도 몰랐다 . 그렇게 1년을 같이 일을 했더랬다. 머릿결이 찰랑찰랑 거린다. 윤기가 좌르르하다. 성도 이름도 더이상 헷갈리지 않는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시간을 보낸 사람은 여럿이 있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도 훨씬 더 많다. 특별함은 떠오르지 않는다. 익숙함이 마음으로 움직이게 했나 싶었는데. 익숙한 사람은 더 많다.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지만 뚜렷한 정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이 움직인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 글을 써보지만 써도 생각이 나고 쓰고 나서도 생각이난다. 당연히 그렇다. 이 소설의 끝은 무엇일까. 그 분은 지금은 없다. 같은 공간에 없다. 없어도 괜찮아야 하는데 괜찮지가 않다. 마음이 허하다. 배가 고픈게 아니었다. 먹어도 허한 느낌은 계속된다. 새벽에 잠이 깼지만 다시 잠들지 못했다. 무작정 차를 몰고 나왔다. 해가 뜨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사랑이라고 하면 사랑이 될까봐 말도 못한다. 허한 느낌에 익숙해지는 것을 선택해야겠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은 모든 걸 해결해 준다. 열병도 병이라 치유가 되더라. 그냥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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