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길게 느껴진다. 한달에 한 두번은 그렇다. 주말만 기다리던 때도 있었는데.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루하루를 시끌벅적하게 보내다가 조용한 주말이 되면
공허함이 시작된다. 공허함이 불쑥 찾아온다. 한시간에 일분씩. 그것을 느끼는 것은
분명히 일분인데. 나머지 59분을 지워버린다. 그래서 지나고 보면 공허함만 남는 듯하다.
애써 모른척해본다. 나는 할게 많다. 퍼즐도 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한다. 나보다 잘한다.
하나를 맞추고 또 하나는 찾는다. 역시 무엇이든 해야 한다. 금새 집중하고 한시간 넘게 하게 됐다.
공허한 1분이 없이 했다. 의미를 부여하니 참 좋은 놀이다.
마음이 힘들때는 힘든마음 달래주려하지말고 그런대로 냅두고 다른거 해야겠다.
비가 많이 내려서 흙탕물이 도로까지 덮을기세로 강 줄기를 따라 무섭게 내려오고 있다.
텔레비전 뉴스로만 보던 사고들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세삼 위험이 내 가까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무서운게 없었는데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고 세상이 익숙해지면 매일이 똑같은데 무서울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어릴때나 무섭지 어른이 뭐가 무서울까 싶었다.
왜 무섭나.
어른이 되서 무서운 건 뭘 많이 갖고 있어서 인 듯하다. 잃을까봐.. 그래서 무섭다.
소중한 것. 소중한 사람. 소중한 시간. 잃을거 천지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잃을까봐 비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저런 걸 누가 보냐고 생각했는데 뉴스의 사고 대처방송을 아주 열심히 보고 있다.
모든 것에는 쓸모가 있다. 모두가 소중한 것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